2024년 3월 25일 월요일

CD 플레이어 되살리기 - 쉽게 포기하지 말았어야 했다

어제 택트 스위치 교체 작업을 어설프게 마무리하다가 전기 충격으로 완전히 전원이 들어오지 않게 된 롯데 CD 플레이어(LCD-7500)를 내다 버릴 요량으로 발코니에 내다 놓고는 쓰린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앞으로 어쭙잖게 오디오 기기 DIY나 수리를 한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을까?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까왔다. 다시 CD 플레이어를 들고 거실로 들어와서 바닥쪽 뚜껑을 열었다. 전원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면 전원 트랜스포머부터 멀티미터로 짚어 나가면서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퓨즈나 전원 트랜스포머 자체에는 이상이 없었다는 것을 어제 확인한 상태였다.

PCB 패턴에서 그라운드를 확인한 뒤 정류 다이오드부터 프로브를 짚어 나갔다. 11볼트 정도가 나오다가 어제 교체한 7805 레귤레이터의 입력 핀이 연결된 패턴에서는 전압이 잡히지 않았다. 새로 바꾼 레귤레이터가 이렇게 허망하게 망가진 상태일 수는 없다. 기판 패턴을 다시 살펴보니...

7805 레귤레이터의 IN 핀을 위아래로 관통하는 패턴이 끊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그랬구나! 어제 납이 완전히 녹지 않은 상태로 부품을 탈거하기 위해 무리하게 잡아당기다가 입력 핀의 패턴이 끊어진 것이었다. 위에 보인 사진에서 'I'라고 인쇄된 것이 입력 핀이다. 다이오드로부터 연결되는 패턴이 끊어졌으니 전압이 걸릴 수가 없다. 아웃 핀은 동박이 벗겨진 곳(사진에서 위쪽)에는 연결할 필요가 없고, 그라운드 핀은 납을 많이 녹여서 패턴이 약간 떨어져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위 아래가 잘 연결된 상태였다.

저항 다리를 이용하여 복구에 나섰다. 칼을 이용하여 패턴 위의 녹색 코팅을 벗겨낸 뒤 수선을 하였다.

모습은 흉하지만 작동만 잘 된다면 아무래도 좋다.


조심스레 전원을 넣어 보았다. 전면 디스플레이에도 불이 잘 들어오고, 트레이도 정상 작동한다. CD를 넣고 헤드폰으로 소리를 들어 보았다. 어제 전기 충격 직후 들렸던 잡음도 사라졌다. 하루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하였다. 이렇게 멀쩡한 것을 내다 버렸다면 얼마나 아까웠을까?

거의 포기하려 했던 CD 플레이어를 살려 놓고 나니 기왕 이렇게 된 것, '40년 쓰기'에 도전해봄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기기의 작동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음질은 맘에 들지만, 첫 트랙을 시작할 때 몇 초, 길게는 20초 정도를 건너뛰는 일이 간혹 있기 때문이다. 회로가 노후하여 - 기판에 녹이 슨 상태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 제어가 잘 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단지 메커니즘이 노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일단 후자라고 믿는 편이다. 워낙 오래 된 기계이니 그럴 가능성이 크다. 요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CD player용 픽업과 메커니즘을 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별로 걱정이 되지 않는다.

LCD-7500의 픽업(KSS-210A)과 메커니즘. 출처: 알리익스프레스.


픽업 교체는 이미 2015년에 해 본 적이 있고, 그 난이도는 택트 스위치 교체와 그 직후 벌어진 사고의 수습 과정과 비교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롯데전자 LCD-7500과 짝을 이루었던 앰프 및 기타 소스 기기에 관한 사진 정보는 오디오퍼브에 있다. 이 제품도 이제 빈티지 오디오의 반열에 들어가는가?

본격적으로 오디오 제품이 생산되고 판매된 1930년대부터 디지털화된 제품이 나오기 시작한 1980년대 이전까지의 생산품을 흔히 '빈티지 오디오'로 지칭한다. [출처: 김상도 지음 빈티지 오디오 가이드]

이 정의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이 포함된 CD 플레이어는 빈티지 오디오에 영원히 포함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조만간 그 정의는 바뀔 것이다.

다시 평온함을 찾은 LCD-7500. 코다이 졸탄의 첼로 음악을 재생하고 있다.



2024년 3월 24일 일요일

CD 플레이어의 뚜껑을 다시 열지 말았어야 했다

진공관 앰프를 처음으로 들이던 2014년, 그러니까 꼭 10년 전의 봄날에 소리전자 판매장터를 통해서 중고 CD 플레이어(롯데 LCD-7500)를 구입하게 되었다. 뒷면에 붙어 있는 제조년월은 무려 1991년 4월. 30년이 훨씬 넘도록 지금까지 작동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레이저 픽업은 2015년쯤에 직접 교체한 일이 있다(관련 글 링크).




1년 반 동안 외지에 나가 있는 동안 대전 집에 방치해 두었다가 작동을 시켜 보니 전면 버튼이 잘 눌리지 않았다. 택트 스위치가 노후하여 접점 상태가 불량해졌을 것으로 여기고 이를 올해 안에는 교체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다. 그러다가 오늘 마침 여유가 생겨서 작업에 착수하였다.

분해 시작.

아래의 것은 교체용 스위치. 아두이노 키트를 살 때 들어있던 것이다. 갖고 있는 것은 6개가 전부라서 가장 빈번하게 쓰는 버튼만 교체하기로 하였다.

교체 후 테스트.


기판 패턴쪽에 납을 약간씩 더 먹인 다음 흡입기로 빨아낸 뒤 어렵지 않게 낡은 스위치를 빼내고 새것을 장착하였다. 교체한 스위치는 아주 잘 작동하였다. 이런 상태라면 앞으로 몇 년이고 더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재조립을 하였다.

재조립 후 작동 테스트.


수리 후 음악을 듣다가 문득 CD 플레이어 내부의 헤드폰잭 연결용 기판 커넥터를 미처 끼우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마무리하기 위해 작동 상태에서 뚜껑을 연 것이 화근이었다. 뚜껑을 빼면서 철판 안쪽이 전원 스위치의 노출된 단자부에 닿은 것이 아닌가! 퍽!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났고 누전 차단기가 작동하였다.

교과서적인 와이어래핑의 결과. 그러나 노출된 단자에는 매우 위험하게도 220볼트가 직접 흐른다. 왼쪽 단자에 탄 흔적이 보인다. 무척 위험한 배치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더 큰 잘못은 전원을 넣고 작동하는 중에 뚜껑을 연 나에게 있지만. 안전을 위하여 나중에 절연 테이프를 감아 두어야 되겠다. 


차단기를 올리고 CD 플레이어를 다시 켜 보았다. 뚜껑 안쪽의 전원 스위치 단자가 닿은 쪽에는 까맣게 탄 자국이 남았다. 겉으로 보기에 전해 캐패시터가 터져 나가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디스플레이나 모터 구동 상태는 정상이었다. 그러나... 출력에는 엄청난 잡음이 섞여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평활회로를 적용하지 않은 미숙한 자작 앰프가 내는 소리처럼.

내 실력으로 전기적 충격을 받은 부품을 찾을 방법은 없다. 고민 끝에 전원쪽 레귤레이터(7805)를 교체해 보았다. 마침 갖고 있는 부품이 있었기에 이런 시도를 해 보게 되었던 것인데, 그러는 도중에 PCB의 패턴이 일부 떨어져 나갔고, 설상가상으로 아예 작동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디스플레이도 켜지지 않고, 구동 부위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허, 이런.... 헤드폰잭 연결을 마무리한다고 뚜껑을 여는 것이 아니었는데... 후회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직류 전원을 공급에 완전히 문제가 생긴 것 같지만, 저 복잡한 회로를 놓고 내가 무슨 수로 문제를 해결한단 말인가.

기판의 상태는 그다지 깨끗하지 못하다. 분해해서 세척을 하고 싶은 욕망이 끓어오른다. 이대로 그냥 둔다면 어차피 좋은 상태로 오래 쓰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위로를 해 본다.


2014년 언저리에는 별로 상태가 좋지 않은 중고 튜너를 두 대나 구입하여 직접 수리를 한다고 잘못 건드렸다가 역시 완전히 망가뜨린 일이 있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명확히 구분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섣부른 자신감이 일을 크게 그르치고 말았다.

앞으로는 진공관 싱글 앰프와 같이 내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면 주요 부위에 함부로 손을 대는 일은 하지 말아야 되겠다. 어차피 낡은 중고품이라서 금전적으로 크게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내 손으로 수리에 성공했다고 잠깐 자신감에 들떠 있다가 급격히 자괴감에 빠지는 '정신적 롤러코스터'를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보유한 CD가 아주 많다고 할 수는 없고, 대부분은 USB 매체에 리핑을 해 둔 상태이니 앞으로는 오디오 CD를 사더라도 CD 플레이어를 쓰지 않는 음악 생활로 완전히 전환할 수도 있다.  서랍 속에 보관하고 있던 USB ODD와 SATA DVD-ROM 드라이브를 꺼내어 점검을 해 보았다. 이런! 두 녀석 모두 트레이가 작동하지 않는다. 기계적으로 구동하는 물건은 역시 세월 앞에 장사가 없구나...어차피 요즘은 장난감 같은 CD 플레이어 또는 일체형 오디오 말고는 구하기도 어렵다. 인켈의 거치형 CD 플레이어는 이미 자취를 감춘 것 같고(간혹 재고를 파는 곳은 있지만 찾기가 어렵다 - 예: 오디오마을, 코리아사운드), 마란츠나 데논, 로텔, 나드 등 외산 브랜드의 제품은 너무 비싸다. 카날스, LEEM, 소비코 등 국내 브랜드에서 만드는 소위 프로용 CD 플레이어(대부분 balanced output 단자 장착) 역시 가격이 매우 높다.

다른 방법을 찾아 보아야 되겠다. 음질을 확신하기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DVD 플레이어를 구입하는 것도 해결방법이 될 수 있겠다.

2024년 3월 20일 수요일

딸아이의 출국날

자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겪게 되지만, 오늘과 같이 복잡하고도 서글픈 느낌은 처음이다. 딸아이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집을 떠났을 때에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 준다는 핑계로 별로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주말에 두 시간 정도 운전을 하여 딸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지난 2022년 8월부터 매우 최근인 1월말까지 서울 소재의 정부 조직에서 파견 근무를 하게 되어 광화문 근처에 방을 얻어 살면서 수시로 왕래가 가능하였다. 

그랬던 딸아이가 오늘 아침 뉴욕으로 떠났다. 연말부터 열심히 해외 취업 기회를 알아보더니 무난히 면접을 통과하고, 비자를 받아서 맨해튼에 위치한 작은 회사의 보조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비자 신청을 위한 서류 작업이 지연되는 바람에 졸업식을 할 때까지도 출국을 정말 할 수 있는 것인지 불확실한 상태로 애를 태웠다. 그러다가 갑자기 비자 인터뷰 날짜가 잡히고 그 후로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어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항공권을 예약하고 숙소를 마련하게 되었다. 

딸이나 나나 살갑게 마음을 표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명절이 되어도 부모를 보러 대전 집에 오기보다는 자취방에서 있는 것을 더 좋아했고 때로는 전화 연락이 잘 되지 않아 애를 태우기도 했다. 그만큼 독립심이 강하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혼자 감내하면서 해결책을 찾는 아이였다. 아내는 딸아이가 출국을 준비하는 동안 아버지로서 자식을 걱정하면서 안전하게 잘 지내라는 당부의 말도 별로(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같이 지내는 지난 삼주일 동안 아내는 가져갈 짐을 챙기고 미국에 가면 맛보지 못할 음식을 해 주느라 불편한 몸으로 애를 썼지만, 정작 나는 그 과정을 별로 도와주지는 않았다. 오히려 왜 몸도 아프면서 그렇게까지 해 주어야 하느냐고 핀잔을 주고는 하였다. 아내도 작년부터 회전근개에 손상이 오면서 염증까지 생겨서 매우 심한 통증으로 팔을 잘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출국날이 되어 딸아이의 배웅을 위하 가족과 함께 공항으로 가니 덤덤했던 마음을 지속할 수가 없었다. 조심하라는 짧은 당부의 말을 하고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출국장으로 가라는 말을 하면서 딸을 한번 안아주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미 직장인이 되어 휴가를 내고 배웅을 나온 아들도 눈시울이 벌겋게 되었다. 아는 사람도, 마중 나올 사람도 하나 없는 낯선 뉴욕으로 가기 위하여 혼자 출국장으로 나서는 모습이 왜 이렇게 안쓰럽던지... 작은 몸집에 감당하기 버겁도록 무거운 가방을 몇 개나 끌고 숙소까지는 무사히 갈 수 있을까? 위험한 일을 당하지는 않을까? 모든 것이 불확실한 곳에서 미래를 만들어 나가 보겠다고 당차게 마음을 먹고 준비를 해 왔겠지만 막상 출국날이 되니 긴장과 걱정으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는지 딸아이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딸아이를 보내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딸의 앞에는 어떤 길이 기다리고 있을까?

비행기 탑승 전 연락을 해 보니 보안검색대에 기내 휴대용 가방을 밀어 넣고는 그대로 출국심사를 통과하는 바람에 다시 가방을 찾아 오느라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한다. 혼자 출국하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도 했을 것이고 면세구역에서 미리 예약한 USIM 칩을 수령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다가 그렇게 된 것이리라. 혼자 나가는 것이 슬프다면서 딸아이 역시 울고 있었다.

대전으로 돌아와서 딸아이가 두고 간 물건을 보니 또 다시 감정이 차올라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마 한동안은 다음을 추스리기 위해 애를 써야 될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성장의 과정이요 당연히 치러야 하는 아픔이다. 자식에게도, 그리고 부모에게도. 당장은 서운하지만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될 아픔이기도 하다. 어린 아이라고만 생각했던 딸이 어느새 자기의 앞날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세상을 향해 첫 발자국을 내딛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앞으로 잘 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6П6С|6P6S/6P6P/6V6GT SE amplifier] 잡음의 원인은 MOSFET 리플 필터인가? 어쨌든 문제를 해결하고...

(출력관) ⮕ (초단회로) ⮕ (전원회로)로 이어지는 6P6P SE 앰프의 잡음의 원인 찾기가 과연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6V6GT SE 앰프라고 쓰고 싶지만 현재 장착된 것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6P6P 빔관이므로 사실에 입각하여 써야 할 것이다.

험(hum) 잡음을 없애기 위해 사용한 리플 필터가 오히려 잡음을 유발한다? 그렇게 믿을 상당한 이유는 이 글을 읽어 내려가면 알게 될 것이다. MOSFET를 이용한 리플 필터는 워낙 잘 알려진 것이므로 그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내가 겪는 잡음은 약 1초가 조금 안되는 간격으로 발생하는 작은 '꾸르륵...꾸르륵...' 소리이다. 스피커에 귀를 가까이 대야 확인이 가능한 수준이므로 참고 살 수도 있지만 앰프 자작인의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는다.


현재 사용 중인 (정류 +) 리플 필터 보드. FQPF2N60C(600 V, 2 A, 4.7 Ω)가 쓰였다. 옆에 놓인 반도체 소자는 여분으로 보유 중인 IRF740.

콘골트 님이 제공한 리플 필터 회로도. 빨간 사각형 부분을 적당히 개조하면 단순한 CR 평활회로가 된다. 자료 출처: 네이버 미니진공관 앰프 제작 카페.


이 리플 필터 키트를 콘골트 님(네이버 블로그, 키트/PCB 소개)으로부터 구입하여 조립 직후 MOSFET을 망가뜨린 일이 있다. 아마 배선 실수였을 것이다. 필요한 소자가 없어서 대충 시멘트 저항을 연결하여 험이 잔뜩 발생하는 상태로 잠시 쓰다가(편의상 이를 'board-B'라 하자), 나중에 MOSFET을 구입하여 새 보드('board-A')에 다시 조립한 다음부터 꾸르륵거리는 잡음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어제 저녁, MOSFET 없이 저항 등으로 완성한 board-B를 다시 6P6P 앰프에 연결한 뒤 전원을 넣고 스피커에 귀를 대 보았다. 험은 들리지만 꾸르륵거림은 없다. board-A가 잡음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였다. 납땜이 불량하거나 평활용 캐패시터가 불량하여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FQPF2N60C이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량품일 수도 있고...

만약 MOSFET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예전에 SMPS를 만들어 실험을 할 때 사 두었던 IRF740이 몇 개 남아 있다. 이것 말고는 달리 해 볼 수 있는 일이 없다. 당장 교체 실험을 해 봐야 되겠다.

IRF740. Infineon의 제품으로 400 V, 10 A. 


이렇게 해도 잡음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아예 진공관 앰프 전용의 SMPS를 구입하거나 또는 초크코일을 이용한 고전적인 전원회로를 써 볼 수도 있다. PCB-B에서 패턴을 끊은 뒤 5 H 200 mA 급의 초크코일을 구입하여 연결해 보면 된다. 

일반 전원 트랜스포머의 EI 코어를 전부 빼서 재배열하고 갭을 준 뒤 소출력 진공관 싱글 앰프의 출력 트랜스포머로 쓴 일이 있다. 나중에 제대로 만들어진 출력 트랜스포머로 대체한 뒤(관련 글 링크), 개조한 전원 트랜스포머는 6LQ8 SE 앰프의 초크코일 대용으로 쓰게 되었다. 험 제거 성능은 만족할 수준이었다. 따라서 마지막 선택으로서 저항-캐패시터-초크코일을 사용한 고전적인 전원회로를 택하게 되더라도 실망을 안기지는 않을 것이다.  

MOSFET 교체 실험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 매우 흥미롭다. 


2024년 3월 16일 업데이트

MOSFET를 IRF740으로 바꾸었지만(board-A') 잡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board-A'의 직류 출력단에 board-B를 추가로 연결하였더니 잡음이 없어졌다. 

MOSFET을 교체한 Board-A에 board-B를 얹었다.

브리지 정류회로와 2단 RC 평활회로(200 OHM + 270 OHM)로 구성된 Board-B를 그대로 사용하면 약 38 V의 전압 강하가 이루어진다. 이는 낭비이므로, 다이오드 브리지와 270 OHM을 건너 뛰도록 회로를 수정하였다. 최종적으로 얻어진 직류 전압은 약 238 V. 단순한 형태의 π-type RC filter를 board-A'에 추가한 셈이 되었다. 그런데 단지 이렇게 함으로써 꾸르륵거리는 잡음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림 출처:  What is the π-type RC and LC filter circuit identification method?

위 회로도에서 R1 양단의 전압 강하분을 통해 계산하면 77 mA 정도의 전류가 흐른다.

잡음이 발생한 이유도, 사라진 이유도 정확히 모르겠다. 배선을 마무리하고 뚜껑을 닫았다. 12DT8 기판에 연결된 신호 입력용 케이블을 납땜으로 마무리해야 하는데 너무 성가셔서 나중에 끝내기로 한다. 현재는 테스트를 하느라 꼬아서 연결한 뒤 매우 성의 없게 테이프를 감아 둔 상태이다.

어지럽다... 빨리 뚜껑을 닫자.




짧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여 나름대로 탐색하고 실험을 통해서 잡음 제거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달성했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면 참다운 배움이 아니다. 물론 생화학이나 생리학을 모른다고 하여 - 음식을 소화하고 에너지를 얻으며 움직이는 근본 원리를 모르는 - 먹고 살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경험만 축적하면 무얼 하겠는가?


2024년 3월 12일 화요일

새로 구입한 프리앰프 보드로도 6V6 진공관 앰프의 잡음을 없애지 못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한 진공관 프리앰프 보드가 배송되었다.

신발 모양의 기판 지지대와 JST XH 3핀 하네스 커넥터는 원래 갖고 있던 것이다.

밤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큰 기대를 갖고 12DT8을 소켓에 꽂은 뒤 6V6 앰프에 연결해 보았다. 그러나... '꾸르륵 꾸르륵' 거리는 잡음이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는 스피커에 귀를 약 30 cm 이내로 가까이 대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미약한 잡음이다. 실제 음악 감상을 하는 자리에서는 들리지 않으니 별 문제가 없다고 여겨도 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자작인들이 볼륨 포텐셔미터를 끝까지 돌려도 잡음이 일절 나지 않는 싱글 엔디드 진공관 앰프를 만든다. 나만 빼고!

MOSFET을 사용한 필터 회로를 전원부에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험(hum)이 들리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전원 트랜스포머가 '징~' 하고 소리를 내며 우는 것도 그동안 미처 눈치채지 못했었다. 일반적인 용도로 쓰이는 50 VA급의 220 V: 220 V 트랜스포머로는 다소 용량이 부족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만드는 소출력 진공관 앰프의 전원회로에 관한 원칙은 범용 절연용 트랜스포머, MOSFET 리플 필터, 그리고 SMPS(히터 전원용)를 쓴다는 것이 었는데, 가장 최근에 많은 공을 들였던 6V6 싱글 엔디드 앰프 제작 프로젝트에서는 이 원칙을 충실히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잡음이 없는 앰프 제작이라는 측면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앞서 작성한 몇 편의 글에서도 밝혔듯이 여러가지 사연을 갖고 장만한 여분의 부품을 활용한다는 핑계로 늘 새로운 앰프 자작 프로젝트를 벌이고는 하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그럴 필요도 없었는데 교체용 진공관을 너무 많이 사 놓은 다음 이를 활용해 보자고 욕심을 낸다든가, R-코어 출력 트랜스포머를 한번 경험해 본답시고 직접 권선기까지 만들어 가면서 코일을 감고(총 두 차례), 그 결과물과 짝을 맞추기 위해 총 세 차례에 걸쳐 앰프를 만들어 본다든가...  그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남기기는 하였지만, 총체적으로는 성공도 실패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끝났다. 결국 음질과 귀를 울리는 만족감으로 성과를 삼아야 하는데 그게 아니었단 이야기이다.

'그런 소소한 잡음은 어차피 실제 감상 위치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약간의 잡음은 자작 진공관 앰프의 운명이기도 하다. 진공관 앰프가 내는 소리의 우월성은 잡음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라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싶다.  그러나 잡음이 있는 앰프는 '기본이 덜 된 앰프'가 아니던가? 

출력 트랜스포머의 제작부터 헤아린다면 이번의 6V6 싱글 앰프 제작 프로젝트는 2022년부터 시작되었다(당시 작성한 글 중 하나 - 진공관 앰프용  R코어 출력 트랜스포머를 감을 준비를 하다). (1)괜한 일에 시간과 정성을 들이면서 재활용도 어려운 쓰레기를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닌지 문득 후회가 들 때도 있고, (2)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더 공부하고 노력하여 완성도를 높여 보자는 욕심이 들기도 한다. 두 개의 자세 중 어느 것이 옳은지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어쩌면 철학적 고민이 필요한 순간인지도 모른다. 

중국제(왼쪽 끝)와 구 소련제 6V6GT 호환관. 전체를 유리로 만든 날렵한 MT관과 비교하면 이런 고전적인 진공관이 외형적으로 더 매력이 있다.


지금은 (1)의 심리 상태에 좀 더 가깝다. 가뜩이나 좁은 집구석에 자꾸 물건을 사들여서 늘여 놓는다는 것에 대해 점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것도 아니지만 책을 비롯하여 독립한 아이들의 짐을 조금씩 정리하면서 '단순하고 간결한 삶'을 추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과거보다는 더 많이 하게 되었다. 만약 이러한 생각이 확고해진다면, 카메라+렌즈, 망원경, 그리고 그동안 사 모은 악기까지 정리 대상으로 삼게 될지도 모른다. 실행에 옮기게 될 경우 많은 주저함이 따르겠지만 말이다.

2024년 3월 11일 월요일

시놀로지 NAS에 이별을 고하다

2013년도에 구입하여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돌던 시놀로지 DS-1512+가 드디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 LED의 점등 상태에 따라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적합한 조치를 취하거나 필요하다면 수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 조용히 떠나 보내기로 하였다. 어차피 5개의 드라이브 중 하나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오래 사용해 왔으니, 이제는 전면적으로 이상 증세가 나타난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불용처리 신청서를 올린 뒤 내부에 들어있던 디스크 드라이브는 재활용을 위하여 빼냈다. 하드독에 물려서 USB 케이블을 통해 리눅스 워크스테이션에 연결하니 자동 마운트가 되지 않는다. 의아하게 생각했으나 그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였다. 4개 드라이브로 구성된 RAID 볼륨의 일원이 아니었던가. Disks 명령어를 실행해 보니 /dev/sde1에서 /dev/sde3까지 3개의 파티션이 보인다. 이를 전부 삭제한 다음 하나의 파티션을 할당하여 ext4로 포맷을 하였다.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의 재활용.


이 작업과는 별도로 Dell R910 서버의 DAS에 들어있던 자료를 옮기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Dell 서버는 작년에 전기 시설 점검을 위해 연구소 전체에 정전이 있었을 때 전원을 내린 뒤 재부팅이 되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전산팀의 도움으로 망가진 디스크를 일부 교체하고 OS를 복구한 뒤 부서 내에서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는 전산팀 사람들에게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서버를 다른 용도로 쓸 예정이라서 DAS(약 100 TB 용량)는 비워 줘야 한다. NAS도 더 이상 쓰지 못하고 저장 공간이 충분한 다른 컴퓨터도 없다. 따라서 사무실의 리눅스 데스크탑에 새 디스크 드라이브를 SATA 케이블로 연결한 다음, 네트워크를 통해서 rsync로 파일을 복사하는 지루한 작업을 벌써 일주일 넘게 진행하였다. 꽤 오래전에 구입해 놓은 WD의 6 TB 빨간 딱지 NAS용 HDD(총 5개)의 비닐 포장을 뜯는 기분은 매우 유쾌하지만, 하나의 디스크 드라이브를 공간 낭비 없이 채우기 위해 잔머리를 굴려야만 했다. 각 디렉토리를 미리 tar로 묶어 놓아서 용량 파악 및 복사 작업은 비교적 용이하게 할 수 있었다.

책상 위에는 과거에 자료를 저장해 둔 것과 새것을 포함하여 40개가 넘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디스크 드라이브 더미 속에는 간혹 박물관에나 보내야 할 IDE 드라이브도 보이고, 1 TB짜리 저용량 드라이브도 있다. 6 TB 이후로는 디스크 드라이브를 직접 구매해 본 일이 없으니 요즘은 어떤 수준의 디스크 드라이브가 대세인지도 잘 모르겠다.

새 사무실로 들고 온 뒤 화면이 나오지 않는 데스크탑 서버가 한대 더 있다. 이것을 또 어떻게 해야 할런지... 또 전산팀 인재들에게 SOS를 보냈다.

전자기기의 노화와 사람의 노화를 생각해 보았다. 어제 사무실을 방문했던 이성훈 박사께서는 특히 영양제와 안티에이징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며 하바드 의대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복용하는 영양제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다.

기술 발전에 기대는 것보다는 노화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매우 신선한 소식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마이클 스나이더가 밝힌 노화 경로에 관한 연구 성과도 공부를 해 봐야 되겠다.

2024년 3월 10일 일요일

반도체 앰프 정리하기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납땜인두를 든다. 그래서 내 주위에는 만들다가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자작품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질서 없이 늘어만 가는 물건들이 또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남은 부품으로 또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부품들을 사 모으고, 그렇게 만들어진 자작품의 성능이 항상 마음에 드는 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다. 

총 두 차례에 걸쳐 3년 반의 기간 동안 외부에 파견 근무를 다녀 오면서 짐을 들고 다니는 일을 되도록 하지 말야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남들보다 훨씬 적은 회수의 이사를 다니면서 할 말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일반적으로 집을 키워 나가는 기회를 잘 포착하는 사람들이 이사를 많이 하게 되니, 그렇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해 반성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자작 앰프는 과감히 그 수를 줄이기로 결심을 하였다. 보드만 구입하여 케이스에 대충 넣어 아주 가끔씩 사용하던 반도체 앰프 두 개 - 각각 TDA7265 및 SI-1525HD를 증폭 소자로 사용 - 중 하나를 없애기로 마음을 먹었다. 두 앰프 모두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이 있다. 내가 가장 처음 구입했던 토로이덜 트랜스포머(dual 0-18V, 100VA, 2015년 구입)를 활용함과 동시에 희소성 측면에서 Sanken의 SI-1525HD IC를 이용한 앰프를 소장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앰프 케이스는 원래 TDA7265 앰프 보드가 들어 있던 것으로, 대전에 위치한 업체인 케이스포유에서 구입했었다.



이 케이스에는 워낙 여러 종류의 앰프 보드가 입주와 퇴거를 반복하였다. 지금은 알루미늄 속판이 있어서 주요 부품을 그것에 직접 고정하지만, 초기에는 케이스의 바닥면에 직접 구멍을 뚫었었기에 가공 흔적이 요란하게 남아 있다. 오늘도 PCB 고정용 구멍을 알루미늄 속판에 새로 뚫었지만 위치를 정확히 맞추지 못하였다.


은포전자에서 2016년에 구입했던 SI-1525HD 앰프 보드(당시 작성한 글 링크)에 대해서 좋은 말만을 하기는 쉽지 않다. PCB의 동박이 너무 약해서 40와트급 인두로 작업을 하다가 떨어져 나간 곳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잡음의 문제도 있는데, 이는 내가 배선을 지혜롭게 하지 못한 것에서 기인하는지도 모른다. 회로의 그라운드를 220V 콘센트의 접지에 연결함으로써 잡음을 완벽히 없애게 되었지만, 원래는 이렇게 하지 않아도 잡음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아무리 앰프나 스피커 시스템을 직접 만든어 봐야 기성품 수준으로 튜닝이 된 상태에 이르기는 어렵다. 그것이 아무리 저렴한 기성품이라 해도 말이다. 물론 세상에는 기성품을 능가하는 수준의 오디오 자작을 하는 고수가 많이 있지만, 나 정도의 공부와 시간 투자로는 그런 수준에 이르게 될 것 같지가 않다. 조금씩 정리를 해 나가려는 이유의 2/3 정도는 바로 이런 데 있는 것이다. 

아마추어의 한계를 인정하는 일! 그것이 참 어렵다. 내가 직업으로서 하는 일에 대해서도 이럴 수 있을까? 되는 것도 없고 딱히 안 되는 것도 없는 현실에서 많은 무력감을 느낀다. 판을 흔들려는 '입 큰 사람'들에 대해 뭐라고 대항을 해야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단 한 차례도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온 적이 없이 없었고, 바로 작년까지는 그럴 일도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서 그런 역할을 기대하는 것 같아서 더욱 힘들다. 

"어? 아직 얼굴이 괜찮으시네요?"

이런 말을 들으면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썩은 미소를 짓게 된다. 아니, 그러면 내가 새로 맡은 일이 너무 어렵고 복잡하여 스트레스가 많은 것이라서 지금쯤이면 얼굴이 흙빛으로 변해 있어야 한단 말인가?  

그래서 퇴근하고 돌아오면 기타를 매만지거나 공구함부터 열게 되는지도 모른다.

최근에 본 영화에서 인상에 남는 대사가 있어서 기록해 본다. 요즘의 나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 말이다.

  • 당신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지 마세요('위스키 탱고 폭스트롯')
  • 인생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네가 인생을 대하는 자세뿐이다('브라이언 뱅크스').

그래도 아직 몸에서 이상 신호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을 살아 오면서 알게 모르게 내성을 많이 키워 온 때문일 수도 있고, 음악이나 오디오 기기 자작이라는 나름대로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6V6 SE 앰프의 드라이브 스테이지를 개선하는 일과 낡은 거치형 시디 플레이어의 택트 스위치를 교환하는 일 정도가 올해 오디오 자작과 관련한 목표이다. 공간을 차지하는 그 무엇인가를 계속 들이는 일은 자제하도록 하자.